잡담

QA를 이슈 컨트롤 타워로 만들자!

-=HaeJuK=- 2025. 7. 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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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만들다 보면 늘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긴다. 일정 지연, 품질 이슈, 고객 불만, 운영 상의 장애까지—이 모든 혼란의 중심에는 '이슈'가 있다. 하지만 이슈를 단순히 '문제'라고만 본다면, 조직은 반복적인 실수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슈는 단지 품질 결함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커뮤니케이션과 운영 흐름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슈를 단순 관리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조직의 판단과 조율이 시작되는 컨트롤 타워의 중심축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QA(Quality Assurance) 조직이 서야 한다.

기존의 QA는 ‘테스트 조직’이라는 한정된 역할로 치부되곤 했다. 개발이 끝난 뒤 오류를 찾아내는 사람들, 출시 직전 품질을 검증하는 마지막 보루—이런 고정관념은 QA의 진짜 가치를 축소시켰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빠른 배포, 반복되는 기능 변경, 다양한 플랫폼 대응, 그리고 민감한 고객 요구. 이 모든 변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단순 테스트 이상의 역할이 요구된다. 이슈를 통합적으로 수집하고 분류하며, 우선순위를 매기고 각 부서와 협의해 조치를 유도하는 ‘이슈 허브’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왜 QA여야 할까? 우선, QA는 개발과 운영 사이의 가장 객관적인 위치에 있다. 개발자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고, 운영팀은 그것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QA는 기능을 만들지도 않고, 배포하지도 않지만, 그 중간에서 실제 동작을 검증하고, 문제를 체계적으로 기록하며, 이슈의 흐름을 누구보다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개발자보다 제품 전체를 보고, 기획자보다 사용자 행태를 잘 알고, 운영보다 시스템에 민감하다. 이슈의 흐름과 패턴을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것이 QA다.

또한 QA는 문제를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진다.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때, QA는 이를 기능상의 오류로만 보지 않고, 근본 원인을 역추적하는 훈련이 되어 있다. 어느 팀에서 어떤 단계에서 이슈가 많이 발생하는가? 재발률이 높은 영역은 어디인가? 어떤 이슈가 고객 불만으로 연결되는가? 이런 분석은 조직 내 의사결정을 위한 중요한 신호등이 된다. 단순히 버그를 찾는 게 아니라, 조직 전체의 리스크를 추적하는 눈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QA 조직도 변화가 필요하다. 테스트 케이스를 돌리는 기능 중심 QA에서, 이슈 흐름을 관리하고 보고하는 프로세스 중심 QA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레드마인, 지라, 노션 등 다양한 도구를 통해 이슈를 접수하고, 정리하고, 필요한 부서에 연결하며, 최종 해결까지 추적하는 업무 흐름을 구성해야 한다. 때로는 제품 오너(PO)나 프로젝트 매니저(PM)보다 더 먼저, 더 명확하게 이슈의 ‘핵심’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QA는 단순한 품질 담당자가 아닌, 조정자(Coordinator), 분석가(Analyst), **의사결정 보조자(Facilitator)**의 역할을 함께 수행해야 한다.

이슈 없는 프로젝트는 없다. 하지만 이슈를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조직만이 ‘품질’을 말할 수 있다. 이제 QA는 이슈를 모니터링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슈를 통해 프로젝트 전체를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로 진화해야 한다.

“우리가 발견한 문제가 아니라, 조직이 놓친 위험을 찾는다.”
이 말이 QA의 새로운 정체성이 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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